다이소 바질 씨앗 솜발아 도전기(10-77일차) & 고비를 넘기고 새잎이 났지만 실패한 이유
2024.08.05 - [식물일지] - 다이소 바질 씨앗 솜발아 도전! 1-10일차 / 솜발아 추천 방법
2024년 7월 11일(10일차)
싹은 건조함에 취약하다. 습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긴 화장솜을 깔고 꼬리는 구멍 아래로 넣었다. 물이올라와 촉촉하게 유지되었다.
이곳은 강한 자만 살아남을 수 있다. 서바이벌 무대다. 이미 생명을 잃어버린 것들을 그대로 두면 곤란하다. 곰팡이가 생기고 썩어서 나머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핀셋으로 집어내는게 약간 피지 뽑는 것(?) 같기도 함
2024년 7월 17일 (16일차)
계속 솜에서 키울 수가 없었다. 솜이 젖은 채로 계속 유지되어 그런지 일부가 까맣게 변하고 있었다. 아마 썩어버리고 있는게 아닐까싶다.
계란판에 일부 옮겨심기를 시도했다. 배수와 통풍이 되도록 바닥에 송곳으로 구멍을 냈다.
뿌리는 계속 나오는 중이다. 그 중 하얀색 부분이 새로 자란 것이다.
새싹 분리 도전!!!
반은 옮기고 반은 그대로 솜에 둘 생각이다. 둘 중 한 방법은 성공하겠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계란을 한 판에 담지 않는 전략이다.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히 솜을 잘라 분리했다.
5개 분리하는데에도 시간 꽤나 오래 걸렸다. 계란판에 흙을 채우고 싹을 올렸다.
2024년 7월 18일(17일차)
나머지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봤다.
테이프로 솜이 물에 뜰 수 있도록 고정했다. 물이 직접 뿌리에 닿도록 나름 용을 썼다.
싹을 키우는건지 짱구를 굴리는 것인지 가끔 헷깔린다.
계란판에 옮겨진 친구들의 상태가 영 좋지 않다. 계란판 자체가 통풍이 잘 되어 흙이 금방 말랐다.
2024년 7월 20일 (19일차)
계란판에 옮겨진 친구들은 결국 생을 마감했다. 말라 죽은 형국이다. 아무래도 젖은 솜보다 습기 유지가 안 됐던 모양이다. ㅠ
아쉽게도 계란판 팀은 생존 게임에서 탈락했습니다.
마음은 좋지 않았지만 2박 3일 공주 여행을 갔다옴
2024년 7월 24일(23일차)
돌아와보니 솜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뭔가 일어났다. 제대로 일어난 듯 싶다.
솜이 삭았다. 싹을 살짝 들어올리니 뿌리와 함께 쑥 뽑혔다.
이번 실험재료는 알류미늄 호일이다. 상태가 괜찮고 뿌리 잔여량이 상대적으로 충분한 친구들만 옮겨졌다. 호일 아래에는 뿌리에 닿을 정도로 물을 채워 넣었다.
2024년 7월 31일(30일차)
흙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라나는 속도가 느렸다. 다이소에서 특약 처방을 받았다. 물에 1/5 정도를 넣었다.
호일 위에 옮겨 심은 친구들 조차 대다수를 떠나보냈다.
2024년 8월 8일(38일차)
호일 위에서도 살아남은 최종 승자, 아니 종자는 단 두 개다. 분명 씨앗은 80개였는데 싹은 2개만 남았다. 2.5% 확률이다.
솜에 + 모양으로 가위질을 하고 꼽아줬다. 면솜은 아니고 몇 년 전에 샀던(혹은 1n년) 시루*토 화장솜이다.
영양제는 사진 정도로 줌
2024년 8월 12일(42일차)
새로운 잎이 났다. 쥐콩만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파스타에 바질잎을 따서 넣는 상상도 충분히 가능했다.
2024년 8월 15일(45일차)
진짜 잎이라고 부를만한 어엿한 첫잎이 나왔다. 녀석 참으로 맨들맨들하다.
2024년 8월 29일(59일차)
이제는 새잎이 떡잎보다 더 커졌다. 물에 영양제는 계속 희석해서 줬고 집에서 가장 해가 잘 드는 창가에 두었다.
2024년 9월 16일(77일차)
정말 갑작스럽지만 두 바질이 모두 사망했다. 이유는.. 일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센 바람에 날려 솜이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그대로 말라 죽어버렸다.
희망이라곤 단 한줌도 없어보이는 모습이었지만 물에 넣어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님은 이미 그 강을 건너버렸다.
나름 머리도 써가며 이리저리 잘 키워보고자 많이 고민했던 식물인데 끝이 허무해서 아쉽다. 한편으로는 이제 요령을 터득했으니 다음 번에는 조금 더 매끄럽게 잘 키울 것도 같다. 겨울이 지나고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도전해보려고 한다.
바질아 그동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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