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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히기킹님 폴로맛 니트 완성, 뜨린이 꽤 오래 걸렸지만 결국 완성해낸 후기

by 햄미햄미 2024.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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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기킹님 폴로맛 니트 함뜨 후기
목도리만 뜰 줄 알았던 뜨린이도 해냈다!

바야흐로 2022년 9월
폴로 니트가 정말 사고 싶던 어느 날이었다.
가난뱅이에겐 너무나 비싼 금액에 살까 말까 백번 고민하고 있었는데...

불현듯 머리에 스쳤다. 나도 뜰 수 있지 않을까?
근거는 없다. 그냥. 다른 사람들도 뜨는데 나도 배우면 할 수 있지. 그렇다. 자아가 굉장히 비대한 사람이다.

뭐 실패하면 그때 사도 늦지 않다. 그냥 1년 늦게 산 사람 아니겠는가.

도안을 볼 줄도 모르고, 겉뜨기랑 안뜨기도 헷갈리는 수준이라 따라 할 영상이 필요했다. 영상을 몇 번씩 돌려보며 기술을 익히고 뜨기 때문이다. 가장 유명하고 후기가 좋은 것이 유튜버 <히기킹>님의 영상이었다.


뜨개실과 대바늘 구입 

라라뜨개의 콘사


실구매도 히기킹님을 무작정 따라 했다. <라라뜨개>라는 곳에서 적당한 실을 골라 콘사로 주문했다. 울 함량이 높고 가격도 착해서 만족스러웠다.


대바늘도 적당한 것이 없어 스테인리스 바늘로 3.5 1개, 시보리용 3.0 1개 주문했다. 이땐 몰랐다. 소매용 짧은바늘도 필요하다는 것을...


2022년 10월 10일


탑다운이라는 방식에 대해 쥐뿔도 이해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무작정 영상 보고 따라 했다.저렇게 작은 크기를 뜨는 데도 엄청 오래 걸렸다.

속도가 안 나서 이것저것 찾아봤다. 새로운 뜨개 방식인 '컨티넌털'을 습득했다. 신세계였다. 대부분 뜨개 고수들이 이 방식으로 뜨고 있었다! 학교에서 가정시간에 배웠던 방식은 아메리칸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2022년 10월 22일


어깨가 생겼다. 머리를 구멍에 넣어보고 싶지만 꾹 참았다.

히기킹님이 제시한 코수보다 적게 진행했다. 히기킹님 왈, 사이즈를 줄이려면 바늘 사이즈를 작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하지만 이미 질러버린 바늘 사이즈는 3.5mm이므로 야매로 계산해서 진행해 버렸다. 이것 때문에 더 머리가 아팠던 부분도 있었다.

우선 계속 진행해!


2023년 3월 13일


갑자기 자라 버린(?) 옷이다. 시간도 5개월이나 흘렀다. 타임워프 비슷하다.

매일 하루같이 떴다면 거짓말이다. 속도가 안 나 손이 잘 안 갔다. 또한 도안이 따로 없어 영상으로 배우다 보니 몇 번씩 영상을 다시 돌려봐야 했다.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ㅠㅠ.. 그러다 보면 편물이 자라지도 않고... 뜨린이가 겪는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아무튼 저 상태에서 몸통 고무단까지 완료하고 또다시 정지됐다. 소매를 뜨려고 했지만 긴 대바늘로는 도저히 소매를 뜰 수가 없었다. 소매가 원통이라 바늘을 돌리면서 떠야하는데 긴바늘 때문에 직선이 되다보니 원통으로 진행이 불가능했다. 당시에는 바늘이 문제인지 몰랐다. 해결하지 않고 또 다시 방치해 버렸다.  

중간에 실 끊고 콘사만 당근에 팔아버릴까도 많이 고민했다. 그러다 2024년이 되는데...


2023년 8월 4일, 뜬금없이 뜬 헤어슈슈


프로젝트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작은 프로젝트로 자신감 업! 이러다가도 마음에 걸리는 니트 ㅠㅠ..


2024년 6월 21일


2024년 6월, 직장 내 부서 이동을 하게 됐다.마침 이곳에 뜨개인이 있었다. 서로 얘기를 하면서 묵혀둔 폴로 니트 프로젝트에 대해 꺼내게 됐다. 동료가 선뜻 소매용 바늘을 빌려주었다.  

다시 폴로맛 니트를 떴다. 덕분에 맛있는 바나나 타르트도 먹으면서 처음으로 카페에서 뜨개질도 해봤다. 소매는 줄여가는 것은 패턴이 있어서 영상이 없어도 괜찮았다.  


2024년 6월 26일


버스에서도 열심히 뜨개질해봤다. 뜨개질에 대한 열정보다는 빨리 바늘을 돌려줘야겠단 사명감 때문이었다.
스타벅스에서 프리퀀시로 받은 캠핑용 사이드테이블 파우치가 훌륭한 프로젝트백이 되어주었다.


2024년 6월 28일


일 끝나고 자기 전에 조금씩 떴는데 좀처럼 자라지 않았다. 아무래도 절대적인 투입 시간이 부족했다.


2024년 7월 12일


바늘을 돌려줘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왼쪽 마치고 오른쪽 소매를 시작했다. 마침 10일 휴가를 내어 첫날에 7시간 뜨개질을 했더니 오른손이 저릿했다.


2024년 7월 14일


오른 소매를 완성한 건 아니고.. 기록용으로 찍은 왼소매 사진이다.
입어봤는데 옷이 타이트하게 맞았다...^^ 초등학생 옷 뺏어 입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돌이키기엔 늦어버렸다.


2024년 8월 2일


목도 소매용 짧은바늘로 떴다. 드디어 완성된 모습. 소매용 바늘은 동료에게 돌려줬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실 마무리를 미루고 있다가 기어코 7월을 넘겼다.
소매는 코바늘로 마무리하고 목과 몸통 끝단은 대바늘로 마무리했다. 코바늘 마무리가 확실히 쉽지만 신축성은 거의 없었다. 대바늘 마무리가 기계로 마무리한 듯 깔끔하고 신축성이 조금 더 좋았다.

잘 완성했고 세탁까지 마쳐 서랍에 잘 넣어두었다. 빨고 나니 더 가지런해지고 실도 보송보송하게 올라와서 더 정갈해졌다. 한여름이라 입긴 어렵고 가을쯤 시도해보려고 한다.

뜨는 중엔 이것만 완성하면 다시는 옷은 뜨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래서 꾸역꾸역 소매용 바늘은 구입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스웨터를 완성하고 나니 그간 느꼈던 고통은 싹 잊어버렸다. 어쩌면 다음 것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작은 소품들 좀 뜨다가 다시 마음 잡고 시작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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